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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미녀~! 미남 ~!
福土사이언스
, 2011-05-22[18:07], 조회 : 600, 추천 :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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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계급이며 경쟁력이다
동안 열풍은 연령주의의 산물… 성별ㆍ계층 초월 유행 넘어 시대 흐름으로
노동시장서 퇴출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 염원 반영 '안티 에이징' 인기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KBS '동안미녀'

KBS 드라마 <동안미녀>는 제목처럼 경쟁력이라곤 동안(童顔) 하나인 노처녀가 온갖 시련을 겪으며 직장에 재취업하는 줄거리를 담은 드라마다. 제작진은 '어리고 스펙도 좋아야 비로소 인정받는 시대에서 나이와 스펙 때문에 울고 웃는 모두의 이야기'라고 밝혔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시청자는 없다.

우리나라처럼 정도가 심한 '연령주의 사회'에서 젊음은 성별과 계층을 초월해 그 자체로 기급 계급이며, 따라서 '어려 보인다'는 것은 스펙만큼이나 경쟁력 있는 자원임을 이 드라마는 은폐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동안'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시대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모두가 젊고, 활기차고, 어려 보이길 원한다. 동안 연예인들은 자기관리의 표본으로 소개되고 반대로 나이에 비해 원숙해 보이는, 이른바 '노안' 연예인은 경쟁력 없는 인간형으로 웃음의 대상이 된다. 무엇이 동안 권하는 사회를 만든 걸까.

괄호 안의 삶


흔히 한국사회에서 연령주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말한다. 첫째는 나이 먹은 사람이 다 해먹는(김훈 '밥벌이의 지겨움') 서열주의이고, 두 번째는 특정 나이에 맞춰 사회적 역할이나 규범을 정의하는 생애주기식 사고방식이다.

공자가 논어 위정편에서 말한 내용(열다섯에 지학, 서른에 이립, 마흔에 불혹….)이나 나이를 계절 또는 하루 일과에 비유하는 것 역시 서구 근대성의 핵심논리인 생애주기와 닮아 있다.

우리는 직업, 지위, 외모, 태도, 취향, 결혼 등 삶 전반에 걸쳐 특정 나이에 맞는 정상성을 요구받는다. 나이에 맞는 삶에 대한 사회적 규율과 통제가 워낙 막강하기 때문에 인생을 다르게 살 가능성이나 방황할 자유가 없다. 그것은 늘 패배로 간주된다.

학생이 아닌 10대 청소년은 문제가 있다는 시선이나 황혼 이혼에 대한 관심은 이 정상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들의 결과물이다. 여성학자 박혜란은 이를 '괄호에 갇힌 삶'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우리가 써 넣은 숫자가 지나치게 우리의 삶을 얽맨다는 점이다. 아니, 나 자신은 괄호를 채우고 싶지 않아도 세상이 그 속에 숫자를 써 넣고 나를 거기에 꿰어 맞추려 든다. 숫자에 맞는 역할, 즉 나잇값을 하라며.' (박혜란, <나이 듦에 대하여>)

연령주의 사회에서 노동과 사랑, 욕망의 주체는 젊은 사람으로 한정된다. 젊은 사람에게 당연하게 주어지는 권리가 표준적 인간 범주에서 제외된 사람들에게는 과도한 욕망으로 간주돼 비난받는 일이 널려 있다.

몇 해 전 노인의 성을 다룬 영화 <죽어도 좋아>에 대한 세간의 논란은 이런 편견에서 비롯된다. 매력, 열정, 가능성, 치열함은 젊음의 속성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나이 든 사람이 이런 모습을 보일 때 '철없거나 주책'이 되는 것이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페미니즘의 도전>에서 "단지 나의 나이 때문에, 남들은 질문받거나 문제되지 않는 것들이, 늘 나에게는 해명하거나 투쟁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199페이지)고 말한다.

동안 열풍은 연령주의가 낳은 또 다른 결과물이다. 정희진 같은 페미니스트는 논리적으로 연령주의를 비판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연령주의 사회에 순응하면서도 한편으로 자유롭고 싶어 한다. 스스로 생애주기식 사고로 남을 재단하면서, 자기 자신은 '어려 보임'으로써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고 싶은 것이다.

'30이 넘은 여성들은 이제 더 이상 나이 들어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40대는 30대처럼, 50대는 40대처럼 보이기를 원한다. 그런 노력을 여성들은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 삶의 방식이라고 말하지만 자기 나이보다 젊어 보이고 싶다는 욕구는 바로 나이를 끊임없이 의식하고 산다는 반증이다.' (박혜란, <나이듦에 대하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여기서 여성학자 정희진의 말을 좀 더 들어보자. 그는 '한국사회에서 노인은 기본적으로 계급적 개념'이라고 말한다.

지식인이나 정치인, 재벌 등 소위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노인이라고 불리지 않으며 그들도 스스로를 노인으로 정체화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민에게만 노인의 칭호를 붙인다.

이것은 나이 듦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자원이 있는 사람의 나이 듦은 나이 듦이지만, 이 반대에 선 자들의 나이 듦은 늙음이고 추함이다.

나이 듦이 적용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 나이 듦은 권력에 접근하는 유용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어떤 이에게 나이 듦은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동안의 화두에 선 사람들은 연예인, 화장품이나 의류업계 관계자, 운동 코치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의 자원은 몸, 그러니까 소멸하는 유한 자원이다. 이들의 젊고 생기 있는 얼굴은 열정, 에너지, 젊음의 속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노동의 가능성을 뜻한다. 반면 지식인과 정치인, 재벌의 자원은 소비되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그들은 (산업주의 관점에서) 노동하지 않으면서 권력, 권위, 명예 같은 자원을 시간과 함께 쌓아간다.

이 점에서 최근의 동안 열풍은 노동시장에서 퇴출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염원을 반영하고 있다. 정규직의 은퇴 시기는 빨라지는데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오래 산다. 노동시장의 끝 자락에 선 사람들은 자신이 '청춘' 못지않은 열정과 에너지가 있고, 경쟁력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려 사력을 다한다. 그래서 젊게 보이려고 안간힘을 쓴다.

노동시장에 진입이 어려워진 청춘들은 더 어려 보임으로써 '그 자체가 기득 계급인' 경쟁력을 피력한다. 지난해 말 인터넷에서 '1982년생들 이제 곧 서른 입니다'란 자막이 뜬 뉴스데스크 패러디 사진이 화제가 됐다. 나이 듦에 대한 불안은 '이제 곧 서른'인 80년대 생에게도 엄습했다.

계급은 피부와 치아에서

자본주의 시대에 트렌드는 언제나 소비자 분석에서 시작된다. '스마트 폰 시대'든, '소셜 미디어 시대'든 사회의 주체는 소비력을 가진 경제인구이고, 이들의 생활 동선과 소비습관만이 '시대 흐름'으로 기록된다.

동안이 자주 회자된다는 것은 '어려 보이고자 하는 욕구'가 소비시장이 퇴출된 장년층에서 소비력을 지닌 중년층, 나아가 청년층으로 낮아졌음을 보여준다. 그러니 동안을 향한 범국민적 열망이 산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나이 먹지 않는다는 뜻의 '안티 에이징'은 이제 산업이 됐다.

동안 선발대회와 동안 비법을 소개한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방송되고, 연예인들의 동안 비법을 담은 책도 출간된다. 배우 고현정의 동안 비법을 담은 에세이 <뷰티 다큐 고현정의 결>은 발매 이틀 만에 3만 부를 돌파했다. 한 경제신문사는 2009년부터 '안티에이징 엑스포'를 열고 안티에이징 관련 산업 동향과 유행하는 연령별 성형 미용 치료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줄기세포 배양물을 넣은 잔주름 개선, 피부 재생용 노화 방지 기능성 화장품 매출은 지난 수년간 30%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일명 '피 주사'로 불리는 'PRP 자가혈 피부 재생술'은 자신의 피를 뽑아 특수처리한 뒤 다시 피부에 주입하는 시술인데, 20~30대 여성들 사이 보톡스 만큼이나 인기 있는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때문에 칼럼니스트 김현진은 '이것이 동안 신드롬의 실체다'에서 작금의 시대, 실제적으로 동안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은 유전인자의 우월함이나 개인의 노력보다 여유라고 말한다.

동그스름하고 도톰하고 매끈한 이마, 눈밑 애교살, 크고 검은 눈동자, 통통한 뺨과 밝은 혈색 등 동안의 조건은 자연미인 조건보다 까다롭고, 이 조건은 노동하지 않고 자신을 가꿀 여유 계층에게서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사람들이 동안을 부러워하는 것은 동안 그 자체가 아니라 동안을 추구하고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40대인데도 20대 같이 보이는 몸짱 아줌마의 근성을 찬양하지만, 정작 그녀가 몸을 가꿀 여유와 시간이 되었다는 사실은 은근슬쩍 가려진다.

동안 열풍은 인간의 몸에 대한 위계적인 해석의 결과다. 몸은 '구별 짓기'를 통해 인간을 계층화시키는 물리적 공간이 되고 있다. 소설가 김애란은 단편 '도도한 생활'에서 이 풍경을 이렇게 말했다.

"학교 선배가 그러는데, 요즘 계급을 나누는 건 집이나 자동차 이런 게 아니라 피부하고 치아라더라." (소설집 <침이 고인다>, 26페이지)

어떤 이에게 나이 듦은 '어쩔 수 없는 세월'의 문제가 아니다. 지식인, 정치인, 재벌 같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동안에 목매지 않으면서 동안이 되고, 서민들은 동안을 꿈꾸면서 소비자가 된다.

동안 시대. 대세를 따르는 사람이 정상일까? 대세를 벗어난 사람이 정상일까? 정상을 보는 기준부터 세워야겠다. 나이 물으며 눈가 주름 엿보는 버릇부터 고쳐야겠다.

'인간의 나이는 임의적인 인식과 제도의 산물이다. 그리고 그것은 억압적인 제도이기 때문에 정치·경제학적, 사회·심리적인 물적 토대를 가진다. 시대마다 나이의 의미도 다르고, 평균 수명이 다르다. 중세시대에는 절대적인 보살핌과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아동기가 존재하지 않았다. 나이에 따라 인간의 권리가 다르지 않다면, 노후라는 말부터 없어져야 한다. 노전 생활이 따로 없듯이 노후 생활도 없는 것이다.' (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주간한국



2011-05-22[18:07]
착한사람 : 글은 마음의창이라고 합니다. 마음을 나누어 주세요. 세상이 행복해 지도록! 2011-05-22[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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