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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토론
황병준레코딩 엔지니어의 송광사 새벽 예불
福土사이언스
, 2011-05-28[11:44], 조회 : 709, 추천 :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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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Special] 황병준 ‘자연 그대로의 소리’ 추구하는 레코딩 엔지니어
[중앙일보] 입력 2011.05.28 01:25 / 수정 2011.05.28 01:25

“송광사 새벽 예불 그 경건한 소리 담아 그래미상 도전합니다”
새벽 예불은 절집 의식 중 가장 경건하며 웅장하다. 목탁과 독송(讀訟)은 기본이요, 법고(法鼓)·범종(梵鐘)·목어(木魚)·운판(雲版) 등 이른바 불전사물(佛展四物)이 총동원된다. 전남 순천 송광사 예불은 특히 유명하다. 송광사가 어떤 절인가. 보조국사 지눌 이후 임금의 스승 격인 국사(國師)를 15명이나 배출했다. 그래서 ‘승보사찰(僧寶寺刹)’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송광사 새벽 예불이 어느 절보다 높은 긴장감과 엄격한 규율 속에 진행되는 이유다. 가장 아름답기로 한국 최고로 손꼽히는 하모니도 거기서 나온다. 최근 송광사 새벽 예불을 담아낸 음반이 나왔다. 미국 그래미상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예불을 녹음하고 음반화한 작업을 총괄한 황병준(44·레코딩 엔지니어) 사운드미러 코리아 대표를 만났다.

글=성시윤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레코딩 엔지니어링이란 무엇을 하는 건가요.

 “소리라는 것이 시간예술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흔적 없이 사라지죠. 이런 소리를 가두어서, 언제든 재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레코딩 엔지니어링입니다. 현장에서 소리를 채집하고, 스튜디오에서 소리를 섞고, 편집하고 마지막으로 마스터링(mastering) 하는 일을 합니다.”

●그동안 어떤 작업을 해오셨나요.

 “가요·국악·재즈·영화 OST·클래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다 했어요. 안드레아 보첼리,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반 작업에도 참여했고요.”

●송광사 CD는 어떻게 기획됐나요.

 “지난해 봄이었어요. 지인 몇 분을 제 스튜디오에 초청해 제가 그때 막 녹음한 교회음악을 들려드렸어요. 러시아 작곡가 그레차니노프의 아카펠라 합창이었죠. 그중 한 분이 ‘송광사 예불 소리가 참 좋은데, 그것도 이런 퀄리티로 녹음할 수 있느냐’고 물으셨어요. 그래서 ‘물론 가능하다’ 했죠. 그랬더니 ‘우리가 함께 한번 송광사 예불을 녹음해 보자’는 의견이 그 자리에서 모아졌어요. CD 제작을 위해 그분들이랑 ‘31번지 프로덕션’이라는 모임을 만들었지요.”

●‘31번지 프로덕션’이오?

 “그분들이 서울 가회동 31번지에 있는 한옥에 사시거나, 거기에 한옥을 짓고 계시거든요. 아니면 그런 분을 친구로 두고 있거나. 전통 문화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죠.”

●어떤 분들인지 궁금하네요.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대표, 최순희 까사미아 디자인연구소 소장님, 미술작가 박실 선생님, 그리고 소치 허백련 선생 손자이신 허달재 화백, 고(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따님인 정숙영 선생님 등이죠. 삼청동의 한옥 건물에서 유럽 음식 레스토랑을 하는 최미경 사장도 계시고요. 송광사 작업 아이디어를 낸 것은 이영혜 대표였어요.”

●송광사에선 흔쾌히 녹음에 동의했나요.

  “아뇨. 두어 번 찾아갔는데 거절당했죠. 내부 회의를 하시더니 ‘못 하겠다’ 하시는 거예요. ‘송광사 예불 음반이 이미 나와 있는데 뭐 하러 또 만드느냐’면서요.”

 이미 있다는 송광사 음반은 대금 연주자 김영동(60)씨가 1980년대 후반에 내놓은 ‘선’(禪)이라는 앨범이다. 송광사 예불 녹음과 자신의 대금 연주를 섞은 음반이었다.

●난관을 어떻게 풀었나요.

 “우리 31번지 프로덕션 멤버 아홉 명이 다 함께 지난해 6월 템플 스테이를 했어요. ‘10분만 설명할 시간을 달라’고 간청했죠. 송광사 주지 스님, 학감 스님, 총무 스님 등 열 분 정도가 오셨어요. 스님들 앞에서 이미 나온 송광사 예불 음반을 틀어드렸어요. 그랬더니 ‘뭐, 좋네’ 이러셔요. 그 다음에 제가 녹음한 교회음악을 딱 틀어드렸어요. 그랬더니 표정이 달라지셨어요. 스님들이 서로 ‘우리도 새로 해야겠네’ 하시더라고요. 예불 녹음하고 20년이 지났으니 녹음 기술도 많이 달라져 있었던 것이죠.”

●백설(百說)이 불여일문(不如一聞)이군요.

 “기억 나는 일화가 있는데요. 우리가 템플 스테이를 갔을 때 아이패드가 막 출시됐어요. 그걸 보여드리면서 ‘요즘이 이런 세상입니다’ 했죠. 스님들이 전부 엉덩이를 든 채 바닥에 엎드리셔서 아이패드를 막 만져보시는 거예요. 아이패드 광고의 한 장면 같았어요. 그것을 동영상으로 찍어 놓았으면 스티브 잡스가 무지하게 좋아했을 거예요.”

●스님들이 새벽 예불 하는 것을 바로 녹음했나요.

 “그렇죠. 지난해 11월, 12월에 모두 4번 녹음을 했어요. 그래야 예불 소리만 순전히 담을 수 있거든요. 다른 소리가 섞이면 곤란하니까요.”


송광사 대웅전의 삼세불 귀 높이에 맞춰 녹음용 마이크가 설치됐다. 다소곳이 앉은 스님들, 불심 모아 독송을 하고, 새벽 예불 지휘하는 큰스님도 헤드폰으로 들어보고선 흡족해 했다(작은 사진 왼쪽부터).
●다른 소리란 뭐죠.

 “물소리, 바람 소리는 이런 음반에 잘 어울리죠. 하지만 녹음 중에 개가 짖거나, 비둘기가 울면 곤란하잖아요. 풀벌레 소리도 현장에서 들으면 근사한데, 녹음을 하고 들으면 무슨 기계 소리처럼 들리거든요. 여름에는 개구리, 가을엔 귀뚜라미가 난리죠. 그래서 나뭇잎이 다 떨어진 초겨울을 고른 것이죠.”

●개 짖는 소리 같은 것은 나중에 편집 과정에서 삭제하면 되지 않나요.

 “개 짖는 소리만 싹 걷어낼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개 짖는 소리랑 음높이가 같은 것들이 같이 지워져요. 그런 식으로 음향을 내놓는 분들도 있죠. 일반인들 귀엔 안 들리지만 저희 같은 사람들은 ‘음악이 죽었구나’ 하고 다 알아요. 그래서 저는 되도록 소리를 지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요. 자연의 소리를 최대한 그대로 담으려고 하죠. 그렇기 때문에 여러 번 녹음하느라 고생을 더 하게 되죠.”

●예불은 대웅전에서 하죠. 녹음하기에 괜찮은 여건이었나요.

 “대체로 한옥에선 소리가 밖으로 빠져나가요. 문도 종이로 돼 있잖아요. 그래서 걱정을 했죠. 대웅전에 아무도 없을 때 박수를 쳐보고, 소리를 질러보니까 음향이 괜찮더라고요. 나중에 녹음을 해보니까, 예불은 대웅전에서 녹음을 해야 제 소리가 나는구나 싶더라고요.”

●대웅전에서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지르셨다고요.

 “우리 레코딩 엔지니어들은 어떤 공간에 들어갈 때마다 하는 버릇이 있어요. 박수를 쳐본다든가 ‘아’ 하고 소리를 내보고 그러죠. 그러면 ‘녹음하기에 좋은 곳이다. 어떤 악기가 여기에 좋겠다’ 이런 느낌이 오거든요.”

●녹음 때문에 예불이 평소와 달라진 점도 있었나요.

 “약간 있었죠. 스님들 중에서도 잘 치시는 분들만 목탁을 치셨어요. 반야심경·금강경 독송할 때는 목탁 소리를 조금 작게 해주셨고요. 송광사 스님들이 자존심이 굉장한 분들이라 수행할 때 누가 와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싫어하신대요. 그런데 스님들끼리도 녹음하시면서 서로들 ‘이렇게 예불 열심히 하는 것은 처음이다’ 하시더라고요(웃음).”

●그야말로 최고의 예불이 됐군요.

 “새벽 예불 중에 스님 한 분이 몇 분 동안 혼자 독송하는 순서가 있어요. 그런데 여러 스님이 이구동성으로 ‘그건 유나 스님인 현묵 스님이 가장 잘 하신다’ 하는 거예요. 유나 스님이면 절의 의식을 지휘하는 높은 분이잖아요. 스님들이 현묵 스님께 직접 독송을 해주십사 청을 했더니 ‘공부하는 비구가 무슨 녹음을 하느냐, 나는 안 한다’ 이러셨대요. 겨우 설득을 했는데, 나중에는 현장에서 직접 헤드폰 끼고 녹음된 것도 들어보고 흐뭇해하셨죠.”

 송광사 스님들도 CD가 나온 뒤 만족스러우셨나 보다. 송광사 홈페이지에는 현재 새벽 예불 CD를 소개하는 팝업 창이 띄워져 있다. 그만큼 송광사 예불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는 뜻일 게다.

 그도 그럴 것이 이 CD가 여러 면에서 범상치 않다. 재킷에 실린 송광사 사진은 사진작가 배병우씨의 작품이요, 제목은 ‘참이슬’ 등의 글씨를 쓴 강병인씨 손 글씨다. 제목과 해설은 모두 영어로 병기했다. 황 대표는 “그래미상 녹음기술상 수상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한국 발매와 동시에 미국에도 이 CD가 출시됐다.

●그래미상은 연주자들이 받는 것 아닌가요.

 “오스카상에도 편집상·음향효과상 같은 게 있잖아요. 그래미상에도 엔지니어들이 받을 수 있는 상이 있어요. 오스카상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발매된 음반이라야 상을 받을 수 있죠. 그래서 미국에도 출시를 하게 된 것이고요. 애초에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가장 큰 취지가 한국 문화를 해외에 알리자는 것이었어요. 한국사람들이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하자는 뜻도 있지만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하셨나요.

 “음악을 듣는 것을 아주 좋아했어요. 부모님이 교회 성가대를 하셔서 가족들이 같이 노래를 많이 불렀죠. 저는 클래식 음악을 특히 좋아했어요. 베토벤 교향곡 5번을 밤새 들으면서 울다 웃다 했어요. 고등학생 때에는 용돈만 생기면 카세트테이프를 샀죠. 제가 대입 시험을 첫해에 떨어졌는데, 어머니가 제 책상을 정리하다 카세트테이프가 수없이 나오니까 ‘이것 때문에 떨어졌구나’ 하셨죠(웃음).”

 황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과(87학번) 출신이다. 석사 학위까지 서울대에서 받고 미국 유학을 갔다 1997년 버클리음대에 입학해 음악 프로덕션·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취미로 음악을 듣다 전공이 됐군요.

 “원래는 전기공학을 계속할 계획으로 미국에 갔어요. 그러다 우연히 녹음 분야의 공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전공을 바꿨죠. 안 바꿨으면 전기공학으로 박사 학위 받고 와서 지금쯤 교수를 하든지 어디 연구소 같은 데서 일하고 있겠죠.”

●왜 전공을 바꿨습니까.

 “미국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이끌려 한동안 고민을 했죠. 미국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자기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하면서 사는 것 같더라고요. 전기공학을 계속하면 무난하게 살 것 같긴 했어요. 하지만 뭔가 아까운 느낌이 들었어요. 두리번거리던 중에 음악 엔지니어링이 눈에 들어온 것이죠. 음악 듣는 것은 평생 지치지 않고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하자’ 이렇게 됐죠. 레코딩 엔지니어를 하려면 음악 외에 전기전자 장비도 잘 알아야 하는데, 제가 전기공학을 한 게 큰 도움이 됐죠.”

●레코딩 엔지니어인 황 대표에게 소리란 어떤 겁니까?

 “감동의 원천이죠. 저는 크면서도 부드러운 소리를 좋아해요. 반야심경 독송하는 스님들 목소리를 보세요. 각각 다른 입에서 나온 목소리들이 하나로 합쳐져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소리를 만들죠. 부드러우면서 웅장한 그런 소리에 진실함 같은 게 있어요.”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소리들을 해외에 알리고 싶어요. 나이 들수록 국악이 좋아지네요. 워낙 좋은 콘텐트들인데, 그동안 국내에선 국악 레코딩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죠. 이건 사실 한국사람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예요. 국악인들이 해외에 나가면 기립박수를 받고 그러죠. 그런데 음반을 들어보면 그런 맛이 안 나요. 그래서 국악 음반이 국내에서 인기가 없는 것이죠. 국악도 제대로 레코딩이 되면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줄 겁니다. 기대하셔도 좋아요.”


j칵테일 >> 새벽 예불 가장 멋지게 들리는 곳은 부처님 귀 높이

황병준 대표는 송광사 예불을 입체적으로 녹음하기 위해 소리를 모으는 마이크를 다섯 개 썼다고 한다. “클래식 연주는 무대가 있고, 객석이 있잖아요. 그런데 예불은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단 말이에요. 그래서 마이크를 어디에 놓아야 하느냐가 애매하더라고요. 생각해 보니 예불은 부처님께 드리는 거잖아요. 그러니 불상 있는 쪽을 객석으로 봐야 하겠더라고요.” 마이크 중 세 개를 대웅전 중앙의 삼세불 바로 앞에 놓았다. “가장 이상적인 마이크 위치를 잡기 위해 마이크를 높였다 낮췄다, 앞으로 당겼다 뒤로 밀었다 반복했어요. 그런데 제일 좋은 소리가 잡힌 마이크 높이가 딱 부처님 귀 높이더라고요. 참 신기하죠.” 그래서 CD 재킷에 ‘인간이 아니라 삼세불의 귀에서 가장 조화로운 음향을 찾아낼 수 있었던 이유는 소리로 성불을 염원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추가됐다.

>> 샌드위치 심부름하며 배운 음향기술

황병준 대표는 버클리 음대를 다녔지만, 정작 음향 실무는 미국 보스턴의 ‘사운드 미러’라는 음향 회사에서 배웠다. 1972년에 만들어져 그래미상을 열 개 넘게 받은 회사라고 한다. “제가 워낙 오디오 매니어이다 보니 귀가 고급이 됐나 봐요. 음대 스튜디오에서 듣는 음향이 영 제 마음에 안 들더라고요. 교수님께 매일 불평을 하니까, 그 회사를 소개해 주셨어요. 거기 가서 보니까, 소리가 기가 막히게 나오는 거예요.” 미국에서도 음향기술 교육은 철저히 도제식이었다. 황 대표는 몇 달간 샌드위치 심부름을 도맡아 했다. 그리고 어느 날 사장 입에서 ‘현장 녹음 가는데 너도 같이 갈래’라는 말이 나왔다. “화장실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죠. 왜냐하면 사장님이 처음 몇 달 동안 녹음실 문고리도 못 잡게 했었거든요. 99년 귀국하면서 ‘한국에 지사를 만들고 싶다’고 여쭤봤어요. 현재 사운드 미러 지사는 한국밖에 없어요.”

스마트폰으로 ‘정보 무늬(QR 코드)’를 읽어 보세요. 송광사 새벽 예불과 황병준 사운드미러 코리아대표 인터뷰를 동영상으로 즐길수 있습니다.



2011-05-28[11:44]
福土사이언스 : j의 금요일 새벽 4시] “사진에서 아무 소리 안 들리는데 …”

[중앙일보] 수정 2011.05.28 01:21
◆‘소리가 들리는 사진’, 보고 있으면 환청처럼 소리가 느껴지는 사진을 찍는 게 꿈이라고 이 코너를 통해 밝혔었습니다. 글을 보신 신영복 교수는 성공하면 꼭 보여 달라고 당부하셨고, 에디터는 ‘방출 카드’까지 꺼내 보이며 독려(?)를 했지요. 드디어 기회가 왔습니다. 송광사 새벽 예불 음반으로 그래미상에 도전하는 레코딩 엔지니어 황병준씨를 만난 겁니다.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좋다고 소문난 스피커 5대가 설치된 그의 작업실에서 말입니다. 눈을 감으니 새벽 공기를 가르는 스님들의 예불 소리를 직접 듣는 듯 생생합니다. 이제 찍기만 하면 됩니다. 소리가 가장 크게 들릴 스피커 옆에 서서, 스피커를 끌어안고, 스피커를 등지고, 스피커를 바라보며…. 정확하게 2시간12분 동안 찍었습니다. 제 별명이 ‘두 시간’이라고 말했던가요? 별명 값을 채우고도 넘쳤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가슴 먹먹한 감동이 잔상처럼 남아 있는 스님들의 예불 소리는 사진 속에서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4면 사진을 봐 주십시오. 소리가 들리십니까? 낙담하는 제 가슴에 에디터의 비수가 날아와 꽂힙니다. “아무 소리 안 들리는데. 사표 준비했지?” 제 꿈은 이룰 수 없는 걸까요. <박종근>


◆“개인적인 질문 해도 될까요?” 홍콩 식품회사 이금기의 리만탓 회장을 인터뷰할 때였습니다. 기자인 제가 아니라 인터뷰 대상인 리 회장이 제게 묻는 겁니다. “결혼은 했어요? 아이는 있나요? 자녀 계획은 어떤가요?” 급기야 “아이는 많을수록 좋다. 자녀가 있어야 온전한 가정”이라고 훈계(?)를 합니다. 왜 상장하지 않고 가족기업으로 남고자 하는지 설명하다가 옆길로 샌 겁니다. 보통 서양 CEO들은 잘 안 하는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는 리 회장. 123년 역사의 가족기업을 이끌고 있는 그가 ‘가족’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경험도 들려줬습니다. 4남1녀를 연년생으로 낳는 바람에 몇 년간 기저귀 빨래를 하느라 고생했는데, 지금은 정말 보람을 느낀다고요. 그는 평소 건강과 가족, 일의 삼박자가 균형을 이뤄야 진정 성공한 인생이라는 신조가 있습니다. “우리 에디터도 회장님같이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했더니 껄껄 웃습니다. “돌잔치 하게 되면 초대해 달라. 꼭 가겠다”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선배들이 한마디씩 하십니다. “우리 조카, 돌 선물로 굴소스 선물세트 받겠네.” <박현영>



◆마감날 오후, 답이 안 나옵니다. 커버 사진으로 쓰려는 리만탓 회장의 사진 탓입니다. 2m30㎝짜리 소스 병 때문에 세로는 충분히 긴데 가로가 짧습니다. 이리저리 맞춰보는데 병을 자르지 않으려면 사진 양쪽 옆을 빈 공간으로 남겨둬야 할 상황입니다. 1차 시도, 지면 레이아웃을 바꿨습니다. 다른 등장인물 사진을 총동원해 빈 공간을 메웠습니다. “너무 지저분하잖아. 그러잖아도 중국집 분위기가 나는데. 좀 더 깔끔하게 못해?” 에디터의 속 모르는 주문입니다. 2차 시도. 사진 왼쪽을 억지로 늘려 봅니다. 영 자연스럽지가 않습니다. 머리에서 김이 납니다. 몇 시간째 끙끙대다 사진을 넘긴 박종근 차장에게 화풀이를 합니다. “선배, 사진 이거 말고 다른 거 없어요? 왼쪽이 너무 모자라.” 순간 들리는 허무한 응답. “어, 그거. 내가 왼쪽 잘라서 넘긴 건데….” “윽, 선배만 아니었으면….” 아무튼 잘려나간 사진 2㎝를 되찾아 1면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김호준>
j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사람신문 ‘제이’ 51호
에디터 : 이훈범
취재 : 김준술·성시윤·김선하·박현영 기자
사진 : 박종근 차장
편집디자인 : 이세영·김호준 기자, 최은희



2011-05-28[11:46]

착한사람 : 글은 마음의창이라고 합니다. 마음을 나누어 주세요. 세상이 행복해 지도록! 2011-05-28[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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