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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45주년 스테디셀러 기력~!
福土사이언스
, 2011-06-05[10:01], 조회 : 744, 추천 :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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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희·박상준 “베스트셀러 ? 우린 스테디셀러 키웁니다 ”

[중앙일보]
한국의 ‘출판 명가’ 민음사, 가업 잇는 박맹호 회장의 자녀들: +3.5 _0.5

민음사(民音社) 출판그룹. 올해 창립 45주년을 맞은 한국 ‘출판 명가’다. 시나 소설 같은 정통 문학(민음사), SF·추리·판타지소설 같은 장르 문학(황금가지), 아동 서적(비룡소), 과학 서적(사이언스북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을 내놓고 있다. 민음사그룹에는 설립자 박맹호 회장뿐 아니라 그의 삼남매가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맏딸 상희(49)씨는 ‘비룡소’ 대표를, 장남 근섭(47)씨와 차남 상준(39)씨는 민음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상준씨는 ‘사이언스북스’ 대표이기도 하다. 출판 가업을 잇고 있는 박상희·박상준 대표를 만나 2세로 이어지는 민음사 출판그룹의 성공 비결을 들었다.

글=성시윤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원래부터 가업을 이을 생각이었나요.

 (박상희 대표, 이하 희)“아니에요. 저는 서울대 미대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도쿄 유학을 갔어요. 거기 살면서 보니까 어린이 책이 참 좋은 것이 많더라고요. 큰애 데리고 매일 도서관·서점을 다녔죠. 한국에도 이런 책들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1994년에 아버지께 말씀 드려 비룡소를 만들게 됐죠.”

●서른두 살까지 미술을 하셨잖아요.

 (희)“미술을 할 때엔 지금처럼 행복하지 않았어요. 좋은 작품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겠는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게 안 나오는 거예요. 제게 재주가 없었죠. 그런데 그림책을 기획하고 어린이 책을 만들어 보니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 또 있을까 싶어요.”

●‘출판엔 재주가 없어도 된다’는 뜻인가요.

 “재주보다는 안목이 중요하죠. 제게 재주가 없어도 좋은 안목만 있으면, 좋은 사람들이 저를 찾아오잖아요. 그런 사람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주면 되죠.”

●박상준 대표는 어떻게 출판을 하게 됐나요.

 (박상준 대표, 이하 준)“저도 원래부터 출판을 할 생각은 없었어요. 저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나와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을 공부했어요. 그리고 97년 민음사 편집부에서 1년 정도 일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갔죠. 뉴욕대에서 멀티미디어를 전공했어요. 멀티미디어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우리 과가 인터넷 비즈니스로 유명해서 웬만하면 다 7만, 8만 달러 연봉을 받고 취업이 됐었죠. 그런데 제가 2000년에 졸업을 했는데, 마침 나스닥이 폭락하면서 인터넷 비즈니스의 거품이 쫙 빠지는 거예요. 외국인인 제가 미국에서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진 거죠. 1년 정도 버티다 2001년에 귀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어요. 그래서 ‘민음사 일을 해야겠다’ 마음을 고쳐 먹고 한국에 들어왔어요. 그런데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도 되나요.”

●두 분 다 가업을 이을 생각은 애초에 없었군요.

 (준)“저는, 막내이고 제 위로 누나와 형이 있으니까요.”

 (희)“저보다 동생들이 워낙 공부를 잘했어요. 우리 집에서 제일 못난 게 저였거든요. 저 빼고 제 동생들은 다 전교 1등만 했어요.”

●그래도 두 분의 전공이 현재 맡고 있는 브랜드와 연관이 있네요.

 (희)“그렇게 됐어요. 어린이 책을 만들자면, 글 못지않게 그림 보는 안목이 있어야 하니까요.”

 (준)“저도 공대를 나와 사이언스북스 대표를 맡고 있으니까요. 앞으로 2, 3년 새에 출판계에선 전자출판 때문에 판도가 바뀔 것 같은데 제가 멀티미디어를 공부한 덕에 그에 잘 대비를 하고 있죠.”

●박맹호 회장은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준)"은퇴를 하신 것은 아니고요. 회사에 거의 매일 나오세요. 회사에서 큰 결정을 해야 할 때 조언을 해주시죠. 그동안 쌓아오신 사회적 인맥을 활용해서 저희에게 큰 도움을 주고 계세요.”

●가업으로 출판을 이을 만큼 출판업의 매력이 있을 것 같네요.

 (희)“가장 재미있는 것은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에요. 출판사에 오는 사람은 거의 다 괜찮은 분들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큰 복이다’ 싶어요. 평생 참 좋은 분들만 만나고 사니까요.”

 (준)“맞아요. 저는 민음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보니 과학 외에도 인문학 작가들을 다양하게 만나잖아요. 그런 분들 만나지 않았으면 결코 듣지 못했을 주제의 이야기를 계속 들을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또 좋은 것은, 출판도 일종의 비즈니스지만 ‘서로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는 문화가 굉장히 많이 남아 있어요.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분야가 아니죠. 회사가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 명성 이런 것들이 돈 못지않게 중요하게 작용하죠.”

●민음사그룹이 성공하게 된 비결이 그건가요.

 (준)“그룹 차원에서 보면 비룡소, 민음사, 사이언스북스, 황금가지 이렇게 4개 브랜드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이루고 있어요. 브랜드 간에 서로 중복되는 영역이 별로 없어요. 비룡소와 민음사 두 개가 주력 브랜드이긴 하지만, 두 브랜드가 채우지 못하는 틈새를 다른 두 브랜드가 채워주죠. 그래서 우리 민음사그룹은 불경기를 타지 않아요. 매년 4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죠.”

 (희)“포토폴리오도 그렇지만, 저는 우리의 자세가 남달랐다고 봐요. ‘바로 지금 돈이 되겠다’는 이유로는 책을 만들지 않아요. 비룡소만 해도 ‘20년 뒤에도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인가’를 고민하죠. 설립 당시 94년에 처음 낸 책 중 17년째 계속 나오는 책이 많아요. 민음사가 옛날부터 그런 식으로 책을 내왔거든요. ‘이것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 확실하다’ 싶어도 ‘우리 이미지에 안 맞는다’ 싶으면 ‘노(No)’예요.”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스테디셀러가 성공 비결’이라는 얘기군요.

 (준)“회사의 활력을 위해서는 현대 시대를 살아가는 감수성을 탁 짚어내는 책도 필요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런 책에만 집중하면 출판사의 뿌리가 없어져요. 그런 책들은 나오고서 2년 지나면 세상에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하는 책이 돼버리곤 하거든요. 우리 브랜드들은 기본적으로 스테디셀러가 될 작품을 고르는 데 주력해요. ‘예스24’나 ‘교보문고’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세요. 저희 책들은 별로 없어요.”

 (희)“정말 그래요. 베스트셀러가 없지만 저희처럼 꾸준히 스테디셀러를 내는 출판사가 별로 없어요. 출판시장도 물론 경기와 유행을 타죠. 하지만 스테디셀러가 없는 출판사는 불경기에 매출이 더욱 급감해요. 저희는 불경기에도 스테디셀러들이 회사를 받쳐주죠.”

●베스트셀러에 연연하지 않는 게 인상적이네요.

 (준)“출판사는 과수원 경영과 비슷해요. 나무를 심어 놓고 열매가 열릴 때까지 기다려야 하죠. 그렇기 때문에 출판사는 좋은 콘텐트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희)“정말 그래요. 출판은 그렇게 해야만 성공하는 것 같아요. 이전에 베스트셀러를 냈던 출판사들을 떠올려 보세요. 거의 다 문 닫고 지금도 출판을 하는 곳이 별로 없어요.”

●잘나가니까 그런 뚝심도 낼 수 있는 것이겠죠.

 (준)"그렇죠. 그런데 사실 저희는 출판밖에는 모르고요.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은 기본에 충실한 책들을 만드는 것이에요. 그런 점에서 민음사는 크게 한눈팔지 않고 해왔다 싶어요. 저희가 ‘세계문학전집’을 시작할 때에 출판계에선 ‘그런 것을 왜 하느냐’ 그랬대요. 그런데 세계문학전집도 크게 성공했죠. 그래서 이제는 다른 출판사들도 웬만하면 다 하고 싶어 하죠.”

●현재 맡고 계신 브랜드의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준)“세계적으로 거대담론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이제 인문학이 아니고 자연과학이에요. 과학의 새로운 담론들, 새로운 생각들을 선별해서 우리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과학이 실제론 어렵지 않다는 것, 그리고 우리 시대를 일궈나가는 최첨단 키워드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희)“어린이들이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게 돕는 책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재미있어야 하죠. 20, 30년 뒤에도 어린이가 깔깔대고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책을 만드는 게 비룡소의 철학이에요.”

●함께 민음사그룹을 꾸려가는 경영자로서 서로 평가를 해주시죠.

 (희)“박상준 대표는 성실하고, 꼼꼼하고 인간관계가 아주 좋아요. 무엇을 맡아도 확실하게 처리를 해요. 저보다 백배 나아요(웃음).”

 (준)“누나는 기억력이 뛰어나요.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으셔서 저자들을 만나면 저자 마음속에 있는 것을 잘 끄집어내요. 굉장히 큰 강점이죠.”



박맹호 회장박맹호 회장에게 알게 모르게 받은 ‘경영수업’

“고은 시인과 김우창 선생, 집에 자주 오셨죠. 그분들 무릎에 많이 앉아 봤어요”

박상희·상준 대표의 출판 철학을 들어보니, 그것은 곧 부친인 박맹호 회장의 철학이기도 했다. “어쩌다 보니 출판을 하게 됐다”지만 어릴 적부터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경영 수업’을 받은 듯했다.

●출판사 하는 아버지 밑에서 컸으니 어릴 적에 책이 많았겠어요.

 (희)“아버지가 집에 책을 많이 가져오셨어요. 인문학은 어려워서 잘 못 읽고 소설책은 열심히 봤죠. 그때 글에 대한 안목 같은 것이 키워지지 않았나 싶은데요. 어쨌든 우리 엄마가 매일 ‘소설 그만 보고 공부 좀 하라’ 하셨죠.”

 (준)“저는 책을 많이 보진 않았던 것 같아요. 친구들한테 책은 많이 나눠 줬지요.”

●어릴 때 아버지와 책에 관해 이야기도 많이 했나요.

 (희)“제가 미술을 하느라 예원중학교를 다녔어요. 그렇다 보니 우리 아버지가 ‘얘는 미술을 안다’ 이렇게 생각하셨나 봐요. 고교생인 저한테 소설책 표지를 보여주시며 ‘네 눈에는 이 표지가 어떤 것 같냐’ 하고 물어보시곤 했죠. 한수산 선생의 『부초』, 이문열 선생의 『사람의 아들』 같은 책이었어요.”

●어릴 때 출판업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셨나요.

 (희)“별로 안 좋았죠. 제가 어릴 때에는 집에 빨간 압류 딱지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어요. 그때는 빚이 많으셨었나 봐요. 그래서 별로 아버지 일이 멋있는 줄 몰랐죠.”

 (준)“민음사가 탄탄해진 게 1980년대 후반이더라고요. 제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죠. 제가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국어선생님이 절 부르셨어요. ‘너희 아버지가 민음사를 하시냐’ 물으시더니 ‘내가 아주 존경한다고 아버지께 전해 드려라’ 그러셨어요. 그때 되게 놀랐어요. 아버지가 하시는 일이 어떤 일인 줄 몰랐으니까요.”

●아버지께 국어선생님 말씀을 전해드렸나요.

 (준)“아마 안 전했을 거예요.”

●왜요.

 (준)“회장님이 집에 오시면 별로 말씀이 없으셨어요. 특히 그 당시에는.”

 (희)“지금도 그러세요. 별로 말씀이 없으세요. 회사의 중요한 일이 있을 때에만 가끔 말을 하시지, 소소한 일들에 대해서는 말씀을 잘 안 하세요.”

●아버지 덕에 어릴 적에 문인을 많이 만나셨죠.

 (희)“고은 시인이 아버지랑 친하셔서 집에 자주 오셨어요. 어머니는 두 분이 술을 너무 많이 드신다고 싫어하셨죠. 제가 고은 시인 무릎 위에 많이 앉아 봤어요. 김우창 선생님도 자주 뵀고요. 그런 것들이 문화적으로 큰 혜택이라는 것은 제가 출판을 하면서야 알았어요.”

●아버지께 물려받은 습관 같은 게 있나요.

 (희)“아버지가 신문을 굉장히 열심히 보세요. 신문이라는 신문은 다 보세요. 신문에서 안목 같은 것을 얻으셨나 봐요. 저도 지금 집에서 신문을 세 개 봐요.”

 (준)“아버지가 신문을 워낙 좋아하시다 보니 저도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신문을 보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신문에 한자가 많았잖아요. 신문 보다가 아버지께 한자 독음을 여쭤보고 그랬죠. 그러다 우리 기사가 보이면 ‘아버지, 여기 민음사 났어요’ 하고 알려드리곤 했죠. 저도 신문을 세 개 보고 있어요.”

●경영자로서 아버지께 배운 점은 무엇인가요.

 (준)“당신이 하시는 일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저로서는 제일 큰 교훈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희)“정말 조그만 것 하나라도 대충 하시는 게 없어요. 신간 광고안 나오면 서른 번도 더 고치세요. 그리고 또 아버지한테 감동한 게 있어요. 제가 비룡소 하기 전까지는 전업주부였잖아요. 나중에 아버지께 ‘뭘 믿고서 제가 막 저지르게 내버려 두셨어요’ 하고 여쭤봤죠. 그랬더니 ‘너도 애들 키워보고 했으니 잘할 줄 알았다’ 하시더라고요. 아버지는 누군가를 믿고서 일을 맡기면 끝까지 지켜보신 것이죠. 그때 그 말씀 듣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민음사가 1966년 창립 직후 처음으로 펴낸 책 『요가』.j칵테일 >> “일부 오류에 12만 부 리콜 … 4억 날렸지만 값진 신뢰 얻었죠”

민음사출판그룹의 철학을 보여주는 사건이 있다. 비룡소에서 2007년 6월 출간한 『호기심 도서관』을 전량 리콜한 일이다.

 과학·역사를 담은 프랑스 책을 번역한 어린이 교양서였다. 출간 이후 책 내용에 일부 오류가 있음이 발견됐다. 지도가 잘못됐거나 역사적 사건의 연도가 일부 틀린 채 편집이 된 것이었다. 비룡소는 발간 6개월 만에 리콜을 결정했다.

 12만 부 중 2만5000부가 이미 팔려나간 상태였다. 비룡소는 독자들의 가정을 방문해 책을 회수하고 환불 조치를 했다. 유통되지 않은 책은 모두 폐기 처분했다. 교환을 희망하는 독자에게는 수정본을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박상희 비룡소 대표는 “그 일로 비룡소에 대한 신뢰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 정도 오류 때문에 리콜까지 할 것은 없지 않으냐’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었죠. 하지만 비룡소에 대한 독자의 신뢰가 이미 높은 시점이었어요. 그래서 리콜을 안 할 수 없었지요.”


 독자 가정에 택배를 보내 전량 수거해 다시 만들어 보내기까지 1년이 걸렸다. 제작비 4억원을 날렸지만 그로 인해 얻은 신뢰는 그보다 훨씬 값비싼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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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5[10:01]
착한사람 : 글은 마음의창이라고 합니다. 마음을 나누어 주세요. 세상이 행복해 지도록! 2011-06-0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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